교회협, 반동성애 진영에 “근본주의 집단” 비난

“소돔은 동성애로 멸망 안해” 논란, 보수 기독교 반발 거셀 듯

2020-08-07 00:52:09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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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겨냥한 포괄적차별금지법의 제정 시도에 또 한번 교계가 적극 반발하고 있다. 성경의 가르침은 물론이고, 사회 통념, 윤리에 완전히 반하기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21대 국회에서 정의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포괄적차별금지법 발의 소식에 한국교회 대다수는 즉각적인 반발을 보였다. 한국교회 대표 연합단체인 한교총을 필두로, 한교연, 한기총, 한장총이 반대 성명서를 내고 포괄적차별금지법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한국교회 전체가 이를 막아낼 것을 촉구했다. 주요 교단 역시 이런 움직임에 동참했다. 합동과 통합, 고신과 합신, 대신, 백석, 기감 등 주요 교단들은 포괄적차별금지법에 대해 위험천만한 악법이라며 적극 비난했다.

허나 대다수의 교계 흐름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단체가 있었으니 바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 이하 교회협), NCCK였다. 교회협은 산하 인권센터(소장 박승렬 목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포괄적차별금지법에 대한 찬성 입장을 고수해 왔다. 특히 교회협은 친동성애 단체가 주로 주창하는 차별과 혐오라는 표현을 통해, 기독교의 반동성애 운동이 또 다른 측면의 차별임을 주장해 왔다.

사실 그 어느 집단보다 진보와 보수의 경계가 뚜렷한 교계에서 이러한 대립이 그리 낯선 것은 아니다. 남북관계, 역사 교과서 편향, 안보 문제 등 매 사안마다 교회협은 교계 보수진영과 대립해 왔고, 교계 대다수의 목소리에 반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그것이 교회협의 정체성이었고, 신학적 입장이었기에 한국교회 내 하나의 의견으로서 충분히 존중 받았다.

문제는 교회협의 오만이다. 최근 교회협 인권센터가 진보 세력과 함께 발표한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 성명을 보면, ‘포괄적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교계 보수를 향해 근본주의 개신교 집단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의 찬반의 기로에 선 신앙인들에게는 일부 근본주의 개신교 집단의 원색적인 소수자 차별과 혐오에 대한 침묵은 중립이 아닌 동조가 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특히 교회협 인권센터는 성경을 근거로 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은 성경을 오독하고 오해하는 것이다. 소돔이 멸망한 것은 동성애 때문이 아니라 타자에 대한 적대와 폭력 때문이었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의 논리가 근거가 없다고 주장키도 했다.

교회협 인권센터는 성명에서 일부’ ‘원색적인 차별등의 표현으로, 마치 일부 세력만을 겨냥한 듯 했지만, 따지고 보면, 보수 기독교 전체를 근본주의 세력으로 지칭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도 그럴 것이 성소수자 문제에 있어 한국교회의 입장이란 것은 반대 혹은 찬성만 있을 뿐이며, 그 정도의 차이는 의미가 없다.

자신과 입장이 다르다 하여, 상대 전체를 근본주의로 규정하는 발상을 지극히 위험하다. 더구나 한국교회 대다수가 동성애를 절대 반대하는 상황에 이러한 시도는 소위 보편적 기독교의 가치를 무시한 것 뿐이다. 도대체 누가 한국교회의 일부인가? 엄밀히 포괄적차별금지법을 지지하고 동성애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극히 일부아닌가? 극히 일부의 입장에서 스스로 한국교회의 입장을 대표하려 하고, 그것도 모자라 대다수 한국교회의 의견을 근본주의로 비하하는 것은 절대적 오만이며, 착각일 뿐이다.

여기에 교회협은 연합단체로서 도대체 어떠한 정체성을 갖는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 교회협에 소속한 10여개의 교단 중 압도적 비율을 차지하는 예장통합과 감리교는 이미 포괄적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연합단체는 회원 교단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단체가 아닌가? 통합과 감리교가 포괄적차별금지법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명시한 상황에 교회협이 이를 무시하고, 지지하고 나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발상인가? 교회협의 입장과 방향, 정책은 회원교단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일각에서는 금번에 성명을 발표한 인권센터가 교회협의 의견을 무시한 독자적 행보를 강행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인권센터의 성명이 모두 교회협의 입장이 아니라는 말이다. 허나 이 역시 납득할 수 없는 것은 인권센터는 엄연히 교회협의 산하기관으로, 교회협의 입장을 스스로 뛰어넘을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지금 교계의 혼란은 극에 달해 있다. 특히 한교총과 교회협, 양 단체에서 주요 요직을 맡고 있는 예장통합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내고 있는 형국이다. 교단의 현 총회장인 김태영 목사(한교총 대표회장)와 사무총장인 변창배 목사(한교총 총무)가 한교총에서 절대 반대를 외치고 있는 반대편에, 교단의 직전 총무였던 이홍정 목사는 포괄적차별금지법 지지를 촉구하는 교회협을 이끌고 있다.

무려 8번이나 발의된 포괄적차별금지법이 계속적인 실패에도, 또다시 상정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내부적 혼란에 기인한다. 한국교회 스스로의 입장 정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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