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로 직업은 'Vocation'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을 넘어, 종교적·철학적으로 매우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Vocation'은 라틴어 'Vocatio(보카티오)'에서 유래했습니다. 이는 '부르다'라는 뜻의 'Vocare'에서 파생된 말입니다. 즉,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는 뜻입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그 주체가 바로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특정한 일이나 역할로 부르셨고, 나는 그 부름에 응답하여 나의 재능과 에너지를 쏟는 것이 바로 'Vocation'입니다.
과거 중세 시대에는 신부나 수녀 같은 종교적인 일만이 '성직(Holy calling)'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마틴 루터와 칼뱅 같은 종교개혁가들은 모든 직업은 거룩하다는 개념으로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구두를 만드는 일, 농사를 짓는 일, 가정을 돌보는 일 등 모든 정당한 노동은 하나님이 각자에게 맡기신 소명이라고 보았습니다.
내가 맡은 직업을 통해 이웃에게 유익을 주고 세상을 섬기는 것이 곧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라고 가르쳤습니다.
성경은 직업을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주신'소명(Vocation)'으로 보며, 직업의 귀천이 없음을 분명히 가르칩니다.
1. 직업의 성경적 정의: '소명(Calling)'
직업을 갖는 것은 하나님의 대리자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노동은 타락의 결과가 아니라, 인간이 창조될 때부터 부여받은 거룩한 사명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창세기 1:28)고 명하셨으며, 이는 인간이 직업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돌보는 대리인 역할을 수행함을 의미합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로새서 3:23). 이 구절은 직업 활동 자체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2. '모든 직업은 평등하다'
성경은 세상적 기준(수입, 지위, 명예)으로 직업의 등급을 나누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를 몸에 비유하며, 눈이 손더러, 머리가 발더러 쓸데없다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고린도전서 12:21). 사회 내에서의 모든 직업은 몸의 각 지체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역할이 공동체 유지에 필수적이고 소중합니다.
예수님은 공생애 전까지 목수(마태복음 6:3)로서 육체노동을 하셨으며, 제자들 역시 어부, 세리 등 다양한 직업군 출신이었습니다. 이는 성직뿐만 아니라 세속적인 직업 역시 하나님 안에서 거룩함을 보여줍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와 칼빈은 이 원리를 바탕으로, "수도사의 기도만큼이나 구두 수선공의 일도 하나님 보시기에 가치 있다"고 강조하며 직업 귀천의 벽을 허물었습니다.
3. 직업 선택과 수행의 원리
직업의 목적은 자신의 이익뿐만 아니라 타인을 섬기고 하나님의 나에게 부여하신 역할 즉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하는데 있어야 합니다.
성경은 "속이는 저울은 여호와께서 미워하시나 공평한 추는 그가 기뻐하시느니라"(잠언 11:1)고 말하며, 직업 현장에서의 바른 윤리적 태도를 강조합니다.
우리는 직업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린도전서 10:31).
따라서 어떤 직업이냐 보다 그 일을 통해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4. 하나님의 법에 어긋나는 직업은 삼가 해야
직업 자체에 귀천은 없으나, 하나님의 법에 어긋나는 일은 직업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타인을 해치거나, 속이거나, 도덕적으로 타락시키는 일(도박, 사기, 착취 등)은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는 행위이므로 소명으로 볼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성경은 "어떤 일을 하느냐"보다 "그 일을 어떤 마음으로, 누구를 위해 하느냐"에 더 큰 가치를 둡니다. 모든 정당한 직업은 하나님 앞에서 거룩하고 가치 있는 사역입니다./
글 윤광식 장로(경영학 석사, 경영학겸임교수 역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