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경제관: 르호봇 경제(19): ‘콜옵션을 사세요’

글 김태구 박사 (노무라금융투자 CRO, 경제학박사)

2023-07-31 21:05:29  인쇄하기


하늘의 상급은 임의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자만이 갖는 특권입니다. 문제는 콜옵션을 매수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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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1979년에 위험 상황에서의 의사결정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불확실한 조건에서 판단을 내릴 때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림짐작으로 그럴듯하게 보이는 결정을 내린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어 사람들이 무엇을 선택하는지 살펴봤습니다.

(a) 4,000 달러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80%이고 아무것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20%인 경우(기대수익 3,200 달러)

(b) 3,000 달러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100%인 경우(확실한 수익 3,000 달러)

(a)의 기대수익은 3,200 달러로 3,000 달러보다 크지만 때로는 3,000 달러를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반면 (b)는 항상 3,000 달러를 얻습니다. 사람들은 (a)보다 (b)를 더 많이 선택했습니다. 이것을 보면 사람들은 위험을 회피하는 합리적인 경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예가 주어졌습니다.

(c) 4,000 달러를 잃을 가능성이 80%이고 아무것도 잃지 않을 가능성이 20%인 경우(기대손실 3,200 달러)

(d) 3,000 달러를 잃을 가능성이 100%인 경우(확실한 손실 3,000 달러)

(c)는 상황에 따라 3,000 달러보다 적게 손실이 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d)의 손실은 3,000 달러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d)보다 (c)를 더 많이 선택하였습니다.

위 선택사례는 사람들이 효용극대화와 같이 행동하지 않고 단순히 손실을 싫어하는 심리를 보여줍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경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해결 방안을 찾습니다.

예를 들어 배추김치를 제조 판매하는 사장이 있습니다. 이 사장은 배추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여 맛있는 배추김치를 만드는 것이 최고의 관심사입니다. 가을에 배추 값이 폭등하게 되면 배추를 구매하는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름에 농부를 찾아가서 협상을 하고 배추를 구매하는 계약을 합니다.

(i) 매수 수량: 배추 10,000 포기

(ii) 배추 한 포기 가격: 1,000

(iii) 배추 취득 & 현금 지급: 11

(iv) 권리금 지급: 배추 한 포기당 50 

11월에 배추 한 포기의 가격이 1,000원 보다 크면 계약을 행사합니다. 배추 한 포기의 값으로 1,000원을 지급하면 됩니다. 만약 배추 한 포기가 1,100원에 거래되면 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100원이 저렴합니다. 반대로 배추 한 포기의 가격이 1,000원 이하이면 계약을 행사하지 않습니다. 배추 한 포기가 900원에 거래되면 계약을 행사하는 것보다 100원을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장은 계약을 행사하지 않으므로 배추 한포기 당 권리금 50원만 손해보면 됩니다. 이를 단순하게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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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계약을 금융에서는 콜옵션(Call Option)’이라고 부릅니다. 사장이 콜옵션을 사는 것은 배추 값의 상승으로 인한 더 큰 손실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을 다르게 말하면 배추 값이 금 값이 되는 것에 대한 베팅입니다. 이 콜옵션의 개념을 하늘의 상급과 연결시켜 보겠습니다.

 

콜옵션으로 하늘의 상급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이는 기업의 상을 주께 받을 줄 아나니 너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느니라(3:23~24)

바울은 골로새 서신서를 통해 기업의 상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기업의 상은 ‘Inheritance’를 의미합니다. Inheritance는 고대 유대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졌습니다. 부모로부터 자녀에게 전달되는 소유물, 축복, 교육 등을 Inheritance라고 불렀습니다. 바울은 이 단어를 사용하여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오는 Inheritance가 있음을 얘기합니다.

 

Inheritance에 속하는 것으로 영생이 있습니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하는 축복이 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지혜와 지식입니다. 다함이 없는 하늘 보화입니다. 하나님의 칭찬입니다. 왕같은 제사장입니다. 영적전투에서 승리입니다. 이 모두를 하늘의 상급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늘의 상급은 임의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콜옵션 계약을 체결한 자만이 갖는 특권입니다. 문제는 콜옵션을 매수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콜옵션을 매수하는 비용은 이와 같습니다. 중요한 일이든 하찮은 일이든 경건한 삶이든 일상에 속한 삶이든 모든 영역에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온 마음을 다하여 신실하게 주인의 뜻을 실천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 기준은 사람을 대하듯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은 얼마든지 속을 수 있습니다. 사람의 중심을 보시는 예수님께 하듯이 하는 것이 기준입니다.

 

한 부류의 다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콜옵션으로 하늘의 상급을 던져버리는 부류입니다.

 

또한 그들이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 하나님께서 그들을 그 상실한 마음대로 내버려 두사 합당하지 못한 일을 하게 하셨으니 곧 모든 불의, 추악, 탐욕, 악의가 가득한 자요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악독이 가득한 자요 수군수군하는 자요 비방하는 자요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자요 능욕하는 자요 교만한 자요 자랑하는 자요 악을 도모하는 자요 부모를 거역하는 자요 우매한 자요 배약하는 자요 무정한 자요 무자비한 자라 그들이 이 같은 일을 행하는 자는 사형에 해당한다고 하나님께서 정하심을 알고도 자기들만 행할 뿐 아니라 또한 그런 일을 행하는 자들을 옳다 하느니라”(1:28~32)

 

마음의 중심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는 사람들 역시 하나님과 콜옵션 계약을 맺습니다. 이는 콜옵션을 매도하는 것입니다. 콜옵션을 매도한 사람들의 특징은 예수님께 매이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악을 도모하고 사람을 속이고 모든 불의를 서슴치 않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하므로 세상에서 분깃을 누립니다. 그것은 콜옵션을 매도함으로 취하는 권리금에 불과합니다. 대신 콜옵션의 행사권리를 하나님께 넘깁니다.

 

만에 하나 하나님이 안계시면 어떻게 될까요? 콜옵션을 매수한 사람들은 꽝이 됩니다. 그리고 권리금의 손해를 봅니다. 이와 달리 콜옵션을 매도한 사람들은 권리금을 챙깁니다. 그게 끝입니다.

하나님이 시퍼렇게 살아계시면 어떻게 될까요? 콜옵션을 매수한 사람들과 매도한 사람들 모두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섭니다(9:27). 콜옵션을 매수한 사람들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그 권리를 행사하므로 측량할 수 없는 하늘의 상급을 얻습니다. 콜옵션을 매도한 사람들은 하나님의 처분에 달려있습니다. 왜냐하면 콜옵션을 매도하여 권리가 하나님께로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상대로 권리를 행사하십니다. 그 행사로 그들은 하나님 나라 밖에 쫓겨나서 슬피 울며 이를 갈게 됩니다.(13:28)

 

콜옵션 매수는 하나님이 계신 것에 대한 베팅입니다. 콜옵션 매도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은 것에 대한 베팅입니다. 콜옵션 매도자의 베팅은 참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막대한 손실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한 까닭입니다.

 

콜옵션을 매수하는 하는 것은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Hedge입니다. 그러니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것은 현명한 일입니다. 이와 달리 콜옵션을 매도하는 편에 서는 것은 하나님의 진노와 맞짱을 뜨는 극도로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히브리서 11장에는 콜옵션을 매수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믿음으로 나라들을 이기고 의를 행하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조롱과 채찍질뿐 아니라 결박과 옥에 갇히는 시련도 받았습니다. 그 중에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모세입니다. 모세는 애굽의 모든 보화를 지불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상에 베팅하였습니다.

 

믿음으로 모세는 장성하여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라 칭함 받기를 거절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고난 받기를 잠시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더 좋아하고 그리스도를 위하여 받는 수모를 애굽의 모든 보화보다 더 큰 재물로 여겼으니 이는 상 주심을 바라봄이라(11:24~26)

(다음 호: Integ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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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태구 박사 (노무라금융투자 CRO,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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