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묻는 이에게

세계 순회 의료복음선교사의 길 위에서, 주재식 선교사

2026-02-02 19:46:40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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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식 선교사: 세계 순회 의료복음선교사 / 한의사 /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개혁총연) 캐나다 노회 파송 선교사

 

나는 한때 구조물을 설계하던 사람이었다.

땅을 다지고, 다리를 놓고, 도시를 세우고, 바다 바닥의 흙을 아는 일이 내게는 세상을 안정되게 만드는 사명처럼 느껴졌다.

토목공학을 전공하며, 인생도 설계 도면처럼 정확히 계산하고 계획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 때도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더 깊이 배우고 연구하기 위해 해외로 나갔다.

그곳에서 더 많은 학문을 익혔고, 무엇보다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과 후진을 양성하는 일에 마음이 깊이 이끌렸다.

나는 단지 전문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을 세우는 일, 미래를 준비시키는 일에 삶의 의미를 두고 싶었다.

하지만 삶은 계산을 비웃듯, 도면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마주한 수많은 얼굴들, 일상의 고단함과 때론 공허함 속에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구조물보다 사람이 더 궁금해졌다.

왜 저 사람은 그렇게 쉽게 지치고 무너지는가. 무너지는 건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걸, 나는 뒤늦게 깨달았다.

그 질문이 나를 한의학으로 이끌었다. 몸과 마음을 함께 바라보는 전통 의학은 내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었다. 진료실 문 너머로 걸어 들어오는 이들의 한숨과 고통,

그 어깨 위 무거운 짐을 나는 조금이라도 덜어 주고 싶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내 안에서는 또 다른 질문이 솟구쳤다.

몸은 치료할 수 있지만, 마음은 어떻게 회복되는가?” “약으로 낫지 않는 깊은 상처는 누가 만질 수 있는가?”

그 질문은 나를 다시 길 위에 세웠다.

이제는 복음을 들고, 영혼의 깊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길. 나는 신학을 공부했고, 목사가 되었고, 마침내 선교사의 길로 부르심을 받았다.

지금 나는 세계 순회 의료복음선교사로서, 복음과 함께 의료를 들고 세상의 아픈 곳, 외로운 곳, 복음이 아직 닿지 않은 땅들을 찾아다니며 현장과 진료실을 오가며 삶을 바치고 있다.

진료실 안에서는 몸을 어루만지고, 현장 한복판에서는 마음과 영혼까지도 붙든다. 그 어디든 주님께서 보내신 땅이라 믿으며, 오늘도 그 길을 걷는다.

사람들은 종종 내게 묻는다. “토목공학에서 한의학, 그리고 신학이라니, 어떻게 그런 길을 걸었느냐.

나는 조용히 웃으며 대답한다. “저는 단지 한 방향으로,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고 있을 뿐입니다.”

땅을 닦던 손이 몸을 만졌고, 이제는 그 손으로 영혼을 어루만진다. 길을 만들고, 병을 고치고, 지금은 사랑을 전한다.

과거의 공부도, 직업도, 실패도, 회의도모두가 지금의 나를 위한 하나님의 준비였음을 믿는다.

혹시 지금, 길을 묻고 있는 당신에게 말하고 싶다. 진로 앞에서 망설이고, ‘소명이라는 단어가 멀게만 느껴진다면 나처럼 돌아가도 괜찮다고, 길을 잃은 것 같아도 결국 하나님은 그 모든 걸 쓰신다고.

그분은 당신이 걸어온 모든 길 위에서 일하고 계신다.

심지어 당신이 의도치 않게 지나온 그 길조차도.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라. 그 길 끝에 분명히, 당신만을 위한 부르심이 기다리고 있다.

나는 지금, 그 부르심을 따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당신도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 주재식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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