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6년 1월 9일, 무소속 최혁진 의원 외 11명의 의원이 '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언론에서는 이를 일명 '통일교·신천지 방지법'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는 명백한 "종교법인 해산법"으로서 종교계를 넘어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비영리 법인의 설립 허가 취소 사유를 확대하고, 특히 ‘정치적 개입’이나 ‘조직적 범죄’를 명분으로 국가가 종교단체의 존립을 결정할 수 있게 한 이번 개정안은 외견상 공익 보호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위험성을 내포한 반 헌법적 법률안으로 철회되어야 한다.
∎‘정치 개입’이라는 모호한 잣대와 검열의 위험
가장 큰 우려는 개정안이 명시한 ‘정치 개입’의 기준이 지극히 주관적이고 모호하다는 점이다. 기독교계는 성경적 가치관에 근거하여 낙태, 동성애, 교육 문제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만약 집권 세력이 자신들의 정책 방향과 반대되는 종교적 신념의 표출을 ‘조직적 정치 개입’으로 규정한다면, 이는 곧 종교에 대한 국가의 검열이자 입막음으로 변질될 수 있다.
∎정교분리 원칙의 아전인수격 해석
헌법 제20조 제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국가 권력이 특정 종교를 박해하거나 종교의 내부 영역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권적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오히려 국가가 종교단체의 활동 내용을 심사하고 강제 해산할 수 있는 칼자루를 쥐어줌으로써, 정교분리 원칙을 국가의 종교 통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과도한 연좌제와 재산권 침해
개별 임원이나 대표자의 일탈을 이유로 법인 전체를 해산하고 그 재산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도록 한 대목은 법리적으로도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 법인의 목적 외 사업이나 불법 행위는 현행법으로도 충분히 처벌과 제재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산’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수많은 성도의 헌금으로 조성된 종교적 공동 재산을 국가가 소유하겠다는 위헌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종교의 자율성은 민주주의의 척도
건강한 민주주의는 국가 권력의 비대화를 견제하는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자율성이 보장될 때 유지된다. 역사적으로 종교단체의 해산권이 국가에 부여되었을 때, 그것이 권위주의적 통제의 도구로 쓰였던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국회는 단순히 ‘공익’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종교의 본질적 자유를 침해하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종교계의 우려를 ‘집단이기주의’로 치부하기 전에, 이 법안이 가져올 종교 탄압의 가능성과 민주주의 가치 훼손에 대해 엄중히 자문해 보아야 할 때다./ 발행인 윤광식
#한국기독일보#종교단체해산법#민법일부개정법률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