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제헌국회의 문은 기도로 열렸다. 초대 의장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 선열들과 함께 이 땅에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인권을 심고자 기도했다. 특히 이승만 대통령의 정체성이자 사상적 뿌리였던 기독교적 가치 이념—인간의 천부인권, 양심의 자유, 그리고 정직과 공의—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의 골격을 세운 영적 초석이었다. 제헌국회는 이 거룩한 이념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적 뼈대를 세웠다. 제헌국회는 이 거룩한 이념을 법전에 새김으로써, 국가 권력도 함부로 침해할 수 없는 신성한 ‘자유’의 나라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건국 78주년을 맞이한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민주주의의 현실은 제헌의 현장에서 다짐했던 고귀한 이념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민주주의 보루 선거관리의 총제적 부실로 참정권 침해
가장 먼저 우리를 참담하게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 보루인 선거관리의 총체적 부실이다. 선거는 주권자의 신성한 뜻을 담는 그릇이며, 그 과정은 헌법이 보장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완벽하게 담보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선거 행정의 부실함과 잡음들은 국민의 불신을 자초하며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 과정의 공정성이 의심받는 순간, 민주주의는 생명력을 잃는다.
∎국민보호 외면한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 시도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헌법적 가치와 권력분립의 원칙을 무력화하는 사법 체계의 퇴행이다.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검사의 본질적 기능을 무시하고, 형사사법 정의의 핵심인 보완수사권을 폐지 또는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당당하게 자행되고 있다.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촘촘한 수사망을 유지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숭고한 의무다. 이를 정치적 공학에 따라 해체하는 것은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민주주의의 명백한 퇴행이다. 견제와 균형이 사라진 자리에는 다수의 폭거와 사법 체계의 공동화(空洞化)만 남을 뿐이다. 지금의 현실은 국가의 공적 시스템이 국민을 지키는 대신, 특정 세력의 방탄을 위해 소모되고 있다는 깊은 우려를 지울 수 없게 만든다.
∎종교의 자유 위협
더욱 참담한 것은, 헌법이 보장한 최후의 보루인 ‘종교의 자유’마저 국가 권력의 칼날 아래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한국 교회의 영적 지도자이자 기독교계 원로인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에 대한 특검의 무리한 동시 압수수색,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석연치 않은 혐의로 구속 수사까지 감행된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 사태는 한국 교계를 넘어 자유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통째로 유린한 명백한 ‘종교 탄압’ 사건이다. 거룩한 신앙의 공간과 영적 지도자들의 자택을 정적 제거와 정치적 방탄의 도구로 삼아 헤집어 놓은 과잉·표적 수사는 제헌의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전체주의적 발상 종교법인 해산법 제정 시도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정치권 일각에서 추진 중인 이른바 ‘종교법인 해산법’(민법 개정안)은 기독교를 향한 선전포고이자 전체주의적 발상의 정점이다. 법원의 영장도 없이 행정 공무원이 언제든 교회와 종교법인을 출입·조사할 수 있게 하고 ‘정치 개입’이라는 자의적이고 모호한 잣대로 교회를 강제 해산하여 그 재산까지 국고로 귀속시키겠다는 이 악법은 헌법 제20조가 보장한 정교분리와 종교의 자유를 정면으로 깨부수겠다는 뜻이다. 이는 성경적 가치와 생명 윤리에 근거한 교회의 정당한 목소리를 영원히 침묵시키려는 거대한 음모에 다름없다.
국가 권력이 하나님의 영역인 성도들의 양심과 교회의 신성함을 통제하려 들 때, 역사의 심판은 머지않았다.
이번 제헌절은 단순히 국기를 게양하고 쉬는 날에 그쳐서는 안 된다. 건국 선열들이 기독교적 양심과 보편적 자유를 결합해 그토록 지키고자 했던 민주주의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 다시금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때이다. 선거의 신뢰를 회복하고, 법치와 사법 정의의 원칙을 바로 세우는 것만이 제헌국회의 정신을 이어받는 길이다. 헌법의 가치를 훼손하는 퇴행적 시도를 멈추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정통성을 회복하기 위한 전 국민적 각성이 절실하다./ 발행인 윤광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