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칼럼] 닮은 듯 다른 추석명절과 초막절

‘무엇을 기억(Remembering)하는가’

2026-09-24 09:05:01  인쇄하기


01100201.20251005500150.jpg

가을바람과 함께 황금빛 들녘이 풍요를 노래할 때면, 우리 민족은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이합니다. 온 가족이 모여 햇곡식과 햇과일을 나누는 추석은 성경 속 유대인들의 최대 축제인 초막절(草幕節)’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합니다. 두 명절은 시기와 풍습에서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지만, 그 중심에 흐르는 영적 본질은 완전히 다릅니다. 이 가을, 닮은 듯 다른 두 명절을 조명하며 기독교인이 맞이해야 할 진정한 감사의 의미를 되새겨보고자 합니다.

두 명절의 유래와 기원

추석의 기원은 고대 농경 사회의 달() 신앙과 수확 제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신라 시대의 대표적 명절이었던 가배(嘉俳)’에서 유래하여, 한 해 농사를 무사히 마치게 해 준 자연과 신령에게 감사하는 민족 고유의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것이 유교문화와 결합하여 오늘날 추석명절 문화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반면 성경의 초막절은 하나님의 명령에 기원을 둡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한 후 40년 동안 광야에서 초막을 치고 살던 시절,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하심을 대대로 기억하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성경은 너희는 이레 동안 초막에 거하되 이스라엘에서 난 자는 다 초막에 거할지니 이는 내가 이스라엘 자손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때에 초막에 거하게 한 줄을 너희 대대로 알게 함이니라” (레위기 23:42-43)고 그 기원을 밝히고 있습니다.

절기의 의미와 지키는 풍습

추석은 가을의 한가운데라는 한가위로, 음력 815일 보름달 아래서 풍요를 축하합니다. 주요 풍습으로는 햇곡식으로 송편을 빚어 조상에게 감사를 표하는 조상제사를 지내고,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행합니다. 온 가족이 모여 공동체의 결속을 다집니다.

초막절은 유대력 715일부터 일주일간 지키는데, 이는 양력으로 추석과 비슷한 9~10월경입니다. 이 시기는 모든 곡식과 포도, 올리브 등의 과일을 수확하여 창고에 저장하는 때이기에 수장절(收藏節)’이라고도 불립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기간에 나뭇가지로 임시 초막을 짓고 그 안에서 생활하며, 매일 성전에 모여 번제와 소제를 드리고 물을 붓는 의식을 행하며 기쁨의 축제를 벌였습니다(레위기 23:40, 민수기 29:12-38).

'무엇을 기억하는가'의 차이

외형상 두 명절은 모두 '가을의 풍성한 수확에 대한 감사와 축제'라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그러나 명절의 자리에서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마음에 새기는가라는 본질적인 세계관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유교 전통의 추석은 수확의 풍요 속에서 가문의 뿌리와 조상의 은덕을 기억합니다. 내가 존재하고 우리 집안이 복을 누리는 원인을 조상에게 돌리며, 죽은 조상의 영혼이 여전히 후손의 삶에 관여한다는 내세관을 바탕으로 제례를 올립니다. 그러나 성경은 복과 생명의 근원이 인간(조상)이 아닌 오직 창조주 하나님 한 분뿐임을 선포합니다. 조상은 마땅히 존경하고 공경해야 할 효의 대상이지, 복을 주거나 화를 내리는 영적인 경배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반면 성경 속 초막절은 역사 속에서 베푸신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기억(Remembering)하는 데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풍성한 소산을 창고에 들이면서도, 과거 황량하고 메말랐던 광야 시절을 기억하기 위해 일부러 불편한 초막을 짓고 그 결핍의 공간에서 그들은 자신들을 애굽의 종 되었던 집에서 건져내시고,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 기둥으로 인도하시며 생명을 보존해 주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기억합니다.

복음적인 추석명절 보내기

그렇다면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추석 명절을 어떻게 복음적으로 보내야 할까요? 우리는 추석 제사 문화적 장벽 앞에서 갈등하기보다, 추석을 성경적 초막절의 영성으로 승화시키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첫째, 제사 대신 '가족 감사예배(추도예배)'를 드립니다우상숭배의 요소를 배격하되, 육신의 부모를 공경하라는 성경의 계명에 따라 조상의 아름다운 신앙적 유산을 기리고, 그 조상을 우리에게 보내주시고 대대로 가문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감사를 올려 드리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초막절에 이스라엘이 광야 시절을 기억했듯,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죄의 종 되었던 우리 가문을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으로 구원해 주신 은혜를 나누고 고백하는 시간으로 삼아야 합니다.

셋째, 가문복음화의 전도캠프 축체로. 성경에서 초막절은 장차 다가올 궁극적인 천국 잔치를 예표합니다. 명절에 믿지 않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죽음의 두려움을 넘어선 부활의 소망과 복음을 전하는 전도캠프 축제로 만들며, 언젠가 하늘 곡간에 함께 들어갈 영적 추수를 꿈꾸는 전도의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보름달이 온 대지를 비추듯, 이번 추석 명절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가정마다 추석의 풍요로움이 초막절의 거룩한 예배와 감사로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육신의 조상을 주신 은혜에 감사하되, 영원한 구원되시는 하나님을 가장 높은 곳에 모실 때, 우리의 명절은 비로소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복음의 축제가 될 것입니다.

온 일가친척이 가문복음화의 축복을 누리는 즐거운 명절 되시길 바랍니다, / 발행인 윤광식

다음글 | [복음칼럼] ‘로컬(Local)’과 ‘파라(Para)’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