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버트 슐러 목사가 세운 미국 캘리포니아의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는 한때 번영 신학의 상징이자 현대 기독교의 성공 모델로 불렸다. 하지만 2010년 파산 신청과 함께 가톨릭 교구로 매각되며 역사속으로 사라진 이 사건은 오늘날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 무겁게 질문한다.
외형적 성장이 본질을 담보하지 않는다
수정교회는 만 개가 넘는 유리창으로 이루어진 화려한 건물과 매주 130만 명 이상이 시청하던 TV 설교 '능력의 시간(Hour of Power)'으로 전 세계적인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5,500만 달러에 달하는 부채와 경영 위기는 건물이 곧 교회는 아니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교회의 본질은 웅장한 건축물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고 성도가 서로 사랑으로 연결된 신앙 공동체에 있다.
'번영 신학'과 '긍정의 힘'의 한계
슐러 목사는 "불가능은 없다"는 식의 긍정적 사고와 번영 신학을 강조했다. 이는 현대인의 필요를 채워주는 매력적인 메시지였으나, 고난과 자기 부인, 십자가의 복음이라는 기독교의 핵심 가치를 희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교회의 본질은 대중의 구미에 맞는 위로를 주는 서비스 센터가 아니라, 시대를 거스르더라도 진리의 말씀을 선포하고 사도적 가르침에 전념하는 데 있다.
선교적 공동체로의 회귀
수정교회는 화려한 축제와 대규모 행사에 집중했으나, 정작 성도 간의 깊은 사귐과 지역사회를 향한 낮은 자세의 섬김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교회는 예배, 사귐, 섬김, 그리고 세상으로 보냄 받은 선교적 사명을 균형 있게 실천할 때 비로소 그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수정교회의 파산은 단순한 경영 실패가 아니라, '기업화된 교회'가 직면한 영적 경고이다. 교회의 본질은 화려한 '수정' 건물이 아니라 투명한 '복음'에 있다. 오늘날의 교회는 외형적 성공이라는 우상을 내려놓고, 그리스도의 몸 된 공동체로서의 본래 모습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 발행인 윤광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