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박해 현장을 가다] ③ 니카라과 교회들의 눈물

공산 독재정권의 철권 통치, 개신교 교단 해산과 모든 교회 자산 몰수

2026-08-29 22:29:44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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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카라과 정권은 정부를 비판하는 종교 지도자들을 단속하고 있다. 알자지라/ 유튜브 영상 캡쳐

대륙의 아시아를 넘어, 이번에 주목할 박해 현장은 중미 카리브해의 나라 니카라과(Nicaragua)이다. 최근 수년간 니카라과에서는 공산주의 게릴라 출신의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독재 정권에 의해 종교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전방위적인 기독교 잔혹 탄압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가톨릭뿐만 아니라 그동안 정치적 목소리를 아꼈던 순수한 개신교 복음주의 교단들까지 당국의 표적이 되어 교단 전체가 강제 해산당하는 미증유의 수난을 겪고 있다.

탄압의 도화선은 2018418일에 당겨졌다. 오르테가 정권의 연금 개악과 독재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민 시위가 일어나자, 정권은 군대를 동원해 시민들을 유혈 진압했다. 총칼을 피해 도망친 대학생들과 시민들을 위해 개신교 교회들은 문을 열고 피난처를 제공했으며 부상자들을 치료했다. 종신 집권을 노리던 정권은 교회의 이러한 인도주의적 도우미 역할과 인권 유린 비판을 정권 전복을 노리는 테러 행위로 규정했고, 이때부터 교회를 철저한 정치적 적대 세력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오르테가 정권은 법령을 개정하여 개신교 교단들의 숨통을 조였다.

2022년 이후 니카라과 내무부는 '외국 대리인 법 위반''재정 투명성 결여'라는 터무니없는 명목을 내세워 칼날을 휘둘렀다. 마침내 2024819, 정권은 오순절 교단, 침례교 총회, 다문화 선교회 등 니카라과 내 핵심 개신교 법인 1,500개 이상을 단 하루 만에 강제 해산하는 폭거를 저질렀다. 이 조치로 인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교단들이 법적 지위를 잃고 한순간에 불법 조직이 되었으며, 선교사들은 전원 추방당했다. 더불어 법인 해산과 동시에 개신교 총회 소유의 예배당, 기독교 학교, 병원, 선교 센터 등 수많은 종교 자산이 당국에 의해 전면 압류 및 국유화(강탈)되는 경제적 도륙이 자행되었다.

이 거대한 흑암의 정치 속에서, 니카라과 개신교 성도들의 가슴을 울린 현지의 상징적인 일화가 전해진다.

20249월의 어느 주일 아침, 마나과의 한 오순절 교단 소속 예배당에 공안군들이 들이닥쳤다. 법인 해산령에 따라 건물을 즉시 비우고 폐쇄하라는 명령이었다. 군인들이 단상 위의 마이크를 걷어차고 십자가를 철거하려 하자, 예배를 드리고 있던 100여 명의 성도는 비명 대신 서로의 손을 꼭 맞잡았다. 그리고 악기도, 마이크도 없는 상태에서 현지어로 찬송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내 모든 시험 무거운 짐을 주 예수 앞에 아뢰이면...“

소총을 겨누며 찬양을 멈추라고 소리치는 군인들의 고함 위로, 성도들의 목소리는 더욱 크고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공안군이 목회자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 끌고 나갈 때, 목회자는 뒤를 돌아보며 성도들에게 외쳤다.

"성도 여러분, 저들이 우리의 예배당 건물을 빼앗아 갈 수는 있지만, 우리 마음 성전에 임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결코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의 모든 가정이 예배당이 될 것입니다!"

성도들은 눈물 어린 찬양으로 목회자를 배웅했고, 그날 이후 교회는 철저한 가정 카타콤으로 숨어들었다.

현재 니카라과의 개신교는 외형적으로 완전히 마비된 상태이다. 야외 전도 집회와 거리 찬양이 전면 금지되었고, 강단에서 정권을 자극하는 단어가 없는지 감시하는 정부 프락치들의 눈을 피해 은밀히 예배를 드려야 하는 공포 정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현지 크리스천들은 중국의 처소교회처럼 3~5명 단위의 가정 비밀 모임으로 체질을 바꾸어 신앙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니카라과 개신교 총회 해산 사건은 우리에게 제도적 교회의 허상을 타파하라는 강력한 경종을 울린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기독교인인 나라일지라도, 정권의 폭력 앞에 눈에 보이는 교단 구조는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결국 선교는 화려한 건물을 짓고 교단 총회를 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핍박 속에서도 스스로 예배할 수 있는 한 사람의 진정한 제자를 세우는 것에 본질이 있음을 카리브해의 개신교 카타콤교회들이 증명하고 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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