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북방선교회 타지키스탄 2025년 제3회 어린이캠프
고대 실크로드의 중심이자 유라시아의 광활한 영적 요새,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이다. 인구의 절대다수가 수니파 무슬림인 이 지역은 소련 붕괴 이후 잠시 복음의 문이 열리는 듯했으나, 최근 수년간 국가 안보와 종교 극단주의 방지라는 명목하에 종교법을 극도로 강화했다. 이로 인해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모든 기독교 모임, 심지어 개인 아파트에서 드리는 소규모 가정예배까지 철저한 범죄로 규정되어 공안 당국의 무자비한 사법 탄압을 받는 영적 암흑기를 통과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당국이 휘두르는 탄압의 칼날은 정교하고 집요하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개정된 종교법을 통해 ‘법적으로 등록되지 않은 모든 종교 활동’을 전면 불법화했다. 행정 당국은 기독교인들에게 도저히 충족할 수 없는 까다로운 등록 조건을 제시하며 교회의 합법화 길을 원천 차단했다. 타지키스탄 역시 2024년 6월 20일 ‘종교 전통 및 기념식 규제법’을 전격 통과시키며 미성년자의 종교 활동을 금지하고, 가정 내에서의 종교 모임을 엄격히 제한했다. 이에 따라 2024년 말부터 2026년 현재까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와 타지키스탄 두샨베 등지에서는 공안 당국이 한밤중에 개인 가정을 불시 급습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이들은 찬양을 부르던 성도들을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소장하고 있던 현지어 성경과 기독교 서적을 ‘불법 종교 선전물’로 규정해 전량 압수하고 있다. 나아가 현지인 개종자들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막대한 벌금 폭탄을 부과하여 경제적으로 삶을 완전히 파괴하는 정교한 말살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종교 경찰의 삼엄한 감시와 법적 위협 속에서도, 중앙아시아의 개종자 성도들은 실크로드의 거친 광야보다 강인한 신앙의 정절을 증명하는 전언적 일화를 남겼다.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분지(Fergana Valley)의 한 외딴 시골 마을.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10여 명의 현지인 성도가 한 성도의 집 지하 차고에 모여 은밀히 숨죽여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설교가 이어지던 중, 문을 부수고 공안과 마을 무슬림 자치조직(마할라) 인원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성도들을 바닥에 꿇리고 집안을 샅샅이 뒤져 감추어 두었던 현지어 성경을 찾아내 바닥에 내던졌다. 공안 책임자가 이 집의 주인이자 가장인 성도의 멱살을 잡고 "알라를 배신하고 이 불법 책을 읽은 죄로 전 재산을 몰수하고 감옥에 처넣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때 가장의 어린 딸이 바닥에 떨어진 성경책을 주워 품에 꼭 안으며 공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유창한 현지어로 외쳤다.
"아저씨, 우리 아빠를 잡아가고 집을 빼앗아 갈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이 책에 적힌 예수님의 말씀은 이미 제 머리와 마음속에 다 들어있어요. 제 머리를 열어서 예수님을 지우지 않는 한, 우리는 절대로 예배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어린아이의 추호의 흔들림 없는 당당함에 당황한 공안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비록 가장은 연행되어 모진 고초를 겪고 재산을 몰수당했으나, 그 마을의 성도들은 어린 딸이 암송해 준 마태복음의 말씀을 입에서 입으로 전하며, 소리 없는 복음의 전진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26년 현재,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미등록 가정교회들은 눈에 보이는 모든 외형적 구조를 지워버렸다. 그들은 더 이상 성경책을 인쇄된 형태로 들고 다니지 않으며, 고도로 암호화된 모바일 앱이나 구전으로만 말씀을 나누는 철저한 ‘지하 유기체 네트워크’로 진화했다. 이웃 무슬림들의 밀고와 친족들의 핍박 속에서도, 이들은 매주 모임 장소를 바꾸는 게릴라식 예배를 통해 이슬람의 거대한 바다 한가운데서 교회의 생명력을 증명해 내고 있다. 중앙아시아 미등록 가정교회 탄압 사건은 현대 서구식 선교 체제를 향해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선교는 화려한 선교 센터를 짓고 교단 법인을 등록하는 제도적 확장이 아니다. 국가 권력이 법의 이름으로 문을 닫아걸고 사슬을 채울 때, 결국 살아남는 것은 말씀이 심장 가득 새겨진 ‘진정한 그리스도인 한 사람’이다. 닫혀버린 유라시아의 문 뒤에서 소리 없이 전진하는 중앙아시아의 가정 카타콤교회들은, 화려한 건물과 제도에 갇힌 세계 교회를 향해 참된 신앙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를 소리 높여 웅변하고 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