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여인 제9화] 간음한 여인, 그리고 땅에 쓰인 글씨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2026-06-20 00:02:05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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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인의 이름은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으나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여인은 타인의 위선과 정치적 음모 속에서 죽음의 제물로 바쳐질 뻔한 공개 처형 직전의 가녀린 여인 이었습니다. 율법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되어 수치심과 살기 가득한 광장 한복판에 내던져진채 돌에 맞아 죽음을 기다리던 여인이었습니다.

살기등등한 광장, 알몸으로 내던져진 수치

그날 아침, 예루살렘 성전의 고요한 공기는 거친 고함과 발걸음 소리로 순식간에 찢어졌다. 율법학자(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한 여인의 머리채를 잡고 짐승처럼 끌고 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이었다. 여인은 제대로 옷을 추스를 시간도 없이, 수백 명의 군중이 모여 있는 성전 한복판에 내던져졌다. 그녀를 감싸고 있는 것은 오직 살을 파고드는 수치심과 공포뿐이었다.

군중들의 손에는 저마다 큼직하고 날카로운 돌멩이들이 쥐어졌다. 당장이라도 돌이 날아와 온몸이 피떡이 되어 죽을 것 같은 공포 속에서, 여인은 고개조차 들지 못한 채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군중들의 눈빛에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잔인한 살기가 가득했다.

덫에 걸린 예수, 팽팽한 침묵의 대치

종교 지도자들이 이 여인을 끌고 온 진짜 목적은 따로 있었다. 그들은 여인의 죄를 벌하는 것보다, 당시 백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던 예수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미끼로 그녀를 이용했다. 그들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예수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선생이여,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나이다. 모세는 율법에 이러한 여자를 돌로 치라 명하였거니와, 선생은 어떻게 말하겠나이다까?”

이 질문은 완벽한 덫 이였다.

율법대로 돌로 치라고 하면, 평소 예수가 외치던 사랑과 용서는 거짓이 되며, 당시 사형 집행권을 쥐고 있던 로마법을 위반하게 된다.“돌로 치지 말라고 하면, 유대인의 근간인 모세의 율법을 어긴 이단자가 되어 돌에 맞아 죽을 판이었다. 광장에는 숨 막히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군중들은 손에 쥔 돌을 만지작거리며 예수의 입을 주목했다. 여인은 처형을 기다리는 사형수처럼 숨을 죽였다.

땅바닥에 쓰인 글씨, 그리고 단 한 마디의 말

예수님은 그들의 질문에 즉시 답하지 않으셨다. 대신 조용히 몸을 굽혀 손가락으로 성전 바닥의 흙 위에 무언가를 쓰기 시작하셨다. 예수님이 땅에 무엇을 쓰셨는지는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학자들은 당시 고소인들의 은밀한 죄목(탐욕, 사기, 간음 등)이나, 인간의 죄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율법을 쓰셨을 것이라 추정한다. 예수님이 글을 쓰시는 동안, 고소하던 자들의 목소리가 조금씩 기어들어 가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추악한 내면이 거울처럼 비치는 듯한 기묘한 영적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이 계속해서 다그쳐 묻자, 마침내 예수님이 조용히 고개를 들어 살기등등한 광장을 향해 단 한 마디를 던지셨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광장에 거대한 번개가 떨어진 듯한 정적이 감돌았다. 그 한마디는 여인을 정죄하던 율법의 칼날을, 고스란히 군중들 각자의 양심을 향해 돌려놓았다. . 터덜.가장 먼저 나이가 지긋한 어른들이 손에서 돌을 떨어뜨리고 슬그머니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인생을 살며 쌓아온 죄의 무게를 스스로 잘 알았기 때문이다. 이어 젊은이들도 하나둘씩 돌을 내려놓고 뒷걸음질 쳤다. 군중들의 발소리가 멀어지고, 비명과 고함으로 가득했던 광장에는 오직 적막만이 남았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노니영혼을 깨운 완전한 용서

마침내 고요해진 광장, 예수님이 다시 몸을 일으켜 여인을 바라보셨다. 그곳에는 오직 예수님과, 바닥에 엎드린 채 울고 있는 여인 단 둘뿐이었다. 예수님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으셨다.

여자여, 너를 고발하던 그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정죄한 자가 없느냐?”

여인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자기를 죽이려던 그 많던 돌멩이와 사람들은 온데간데없었다. 여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주여, 없나이다.”

그때 예수님은 인류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위대한 선언을 그녀에게 선물하셨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

예수님은 죄를 지은 적이 없는 유일한 분이셨기에, 그 자리에서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유일한 자격을 가진 분이셨다. 하지만 심판주이신 그분은 돌 대신 용서를 선택하셨다. 여인이 받은 것은 단순한 목숨의 구걸이 아니었다. 수치로 얼룩진 과거로부터의 완전한 해방이었고,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는 격려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존엄성의 회복이었다. 여인은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로,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장을 걸어 나갔다.

[현대적 적용]

우리에게 간음한 여인의 서사는 인터넷 광장 속 마녀사냥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오늘날의 SNS와 커뮤니티는 거대한 성전 광장과 같습니다. 누군가의 잘못이나 치부가 드러나면,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 정의의 사도가 되어 댓글이라는 돌멩이를 사정없이 던집니다. 타인의 죄를 잔인하게 짓밟으며, 마치 자신은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람인 양 위선적인 쾌감을 느끼는 것이죠.하지만 주님은 우리에게도 똑같이 물으십니다.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우리 역시 삶의 은밀한 구석에 들키지 않은 수많은 죄와 허물을 감추고 살아가는 죄인일 뿐입니다. 만약 주님이 우리의 죄를 대낮의 광장에 홀라당 드러내신다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타인을 향한 돌멩이를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나를 정죄하지 않으시고 찬란한 두 번째 기회를 주신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이 위대한 사랑이 오늘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를 소망합니다./ 발행인 윤광식

다음 화 예고: 예수님의 장례를 미리 준비한 여인. 향유 한 옥합을 깨뜨려 예수님의 발에 붓고,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그 발을 닦아낸 여인. 제자들은 "왜 이 비싼 것을 허비하느냐"며 화를 냈지만, 예수님은 "온 천하에 어디서든지 이 복음이 전파되는 곳에서는 이 여자가 행한 일도 말하여 그를 기억하리라"며 극찬하셨습니다. ‘향유 옥합을 깨뜨린 베다니 마리아의 향기로운 헌신 스토리가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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