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리즈] 4편: 중세교회 4대 분파 생존사 ② 아미시(Amish)

검은 마차와 침묵의 기도, 세상의 속도를 멈추고 십자가의 좁은 길을 걷다

2026-08-26 18:03:19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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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생의 근원: 더 철저한 제자도를 향한 불꽃, 메노나이트에서의 분리

16세기 종교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직 성인의 자발적 신앙고백에 따른 침례만을 인정했던 재침례파(Anabaptists)는 유럽 전역에서 무자비한 박해를 받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17세기 후반, 박해의 불길이 조금 사그라들자 스위스와 Alsatian 지역의 재침례파(메노나이트) 공동체 안에는 조금씩 세상 문화와의 타협과 영적 느슨함이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깊은 우려를 느낀 스위스의 젊은 장로 제이콥 암만(Jakob Ammann, 1444~1530)은 교회의 거룩함을 회복하기 위해 극단의 개혁을 요구했습니다. 그는 성찬식을 1년에 두 번 엄격히 행할 것, 예수의 가르침을 따라 성도 간에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을 철저히 행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죄를 짓고 회개하지 않는 교인은 공동체 전체가 철저히 격리하고 외면하는 출교(Shunning, Meidung)’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엄격하고 타협 없는 개혁 사상을 따르던 무리들이 1693년 기존 메노나이트에서 분파하여 나왔으니, 이들이 바로 제이콥 암만의 이름을 딴 아미시(Amish)’의 시초였습니다.

2. 역사적 발자취: 피로 물든 유럽을 떠나 신대륙의 낙원으로

아미시 교도들은 세상 권력에 대한 복종 선서를 거부하고 군대 입대를 반대했기 때문에, 유럽의 왕과 제후들에게는 통제 불가능한 위험분자로 보였습니다. 가톨릭과 개신교 군대 모두가 이들을 추적하여 감옥에 가두고 재산을 몰수했습니다. 유럽에 더 이상 소망이 없음을 깨달은 이들은 18세기 초, 종교의 자유를 약속하며 퀘이커 교도들이 세운 신대륙 미국의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주로 향하는 이민선에 몸을 실었습니다.

미국의 울창한 원시림에 정착한 이들은 문명의 편리함이 인간의 마음에 교만과 이기심을 심고, 결국 신앙 공동체를 파괴할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19세기와 20세기, 인류가 자동차를 만들고 전기를 발명하며 컴퓨터를 개발하는 동안 아미시는 스스로 전 세계의 시계 바늘을 멈추어 세웠습니다. 그들은 연방 정부가 강제하는 공적 연금 제도를 거부했고, 자녀들을 세속의 고등 교육 마인드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자체적인 8학년 공동체 학교를 고수했습니다. 무수한 세월 동안 미련한 자들이라는 세상의 조롱 속에서도, 그들은 오직 가정을 지키고 신앙의 순결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 불편을 선택한 은둔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3. 교리적 특징: 오르드눙(Ordnung)에 갇힌 소박함과 평화주의

아미시의 삶과 신앙을 지배하는 핵심은 구전으로 내려오는 공동체의 엄격한 생활 규범인 오르드눙(Ordnung)’과 자기를 낮추는 복종의 미덕인 겔라센하이트(Gelassenheit)’에 있습니다.

현대 문명의 전면 거부: 공공 전력선에서 오는 전기는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라 보아 거부합니다. 배터리나 자체 발전기로 제한된 조명만 사용하며, 자동차 대신 검은색 마차(Buggy)를 운행합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가정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보아 일절 금지합니다.

외모의 소박함과 일치:교만을 부추기는 보석, 장신구, 화려한 색상의 옷은 금지됩니다. 남성들은 결혼하면 콧수염 없이 턱수염만 길러야 하며(콧수염은 군인을 상징하기 때문), 여성들은 단추 대신 고리로 고정하는 긴 드레스와 머리에 하얀 캡(Kapp)을 써야 합니다.

원수까지 사랑하는 평화주의: 이들은 군 복무를 철저히 거부합니다. 2006년 미국 니켈 마인스의 아미시 학교에 한 괴한이 침입해 어린 여학생 5명을 총격 살해하는 비극이 발생했을 때, 아미시 공동체는 사건 당일 범인의 가족을 찾아가 "우리는 당신들을 원망하지 않으며 이미 용서했다"고 선언하고 조의금을 나누어 주어 전 세계를 경악과 감동에 빠뜨렸습니다.

4. 개신교의 신학적 평가: 아름다운 성화(聖化)의 모델인가, 율법주의적 도피인가

현대 개신교 신학은 아미시에 대해 복합적인 평가를 내립니다.

성스럽고 아름다운 공동체의 귀감:극단적인 물질주의와 이기주의, 가정이 해체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오직 말씀(로마서 122: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을 붙잡고 사랑과 용서, 청빈의 공동체를 완벽히 구현해 낸 점은 주류 개신교가 잃어버린 성화(Sanctification)의 거룩한 능력을 보여줍니다.

대위임령의 방기와 율법주의적 한계:그러나 신학적으로 볼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을 향해 너희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고 하신 대위임령(Great Commission)을 거부하고 세상으로부터 물리적으로 도피했다는 중대한 비판을 받습니다. 또한, 성경이 약속한 그리스도 안의 자유를 문명 거부라는 외적 행동 양식과 오르드눙이라는 인간적 규율로 묶어버림으로써 또 다른 형태의 구약적 율법주의에 빠져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5. 복음적인 접근 전략: 문명의 이기가 아닌 오직 은혜의 복음으로

현재 아미시는 놀라운 출산율(가정당 평균 7~8) 덕분에 미국 내에서 약 35만 명으로 교세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선교 전략은 매우 정교해야 합니다.

문명을 도구로 삼지 않는 순수한 대화: 아미시에게 다가갈 때 자동차를 자랑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성경 구절을 보여주는 행동은 영적 거부감을 유발합니다. 그들과 대화할 때는 아미시의 언어인 펜실베이니아 더치(독일어 방언)나 소박한 태도를 존중하며, 그들의 농장 일을 몸으로 도와주면서 신뢰를 쌓는 성육신적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루스프링가(Rumspringa)' 청소년들을 향한 복음 전파: 아미시 청소년들은 16세가 되면 '루스프링가'라 하여 일정 기간 외부 세상을 경험하고 아미시 공동체에 남아 침례를 받을지, 세상으로 나갈지 결정하는 시기를 거칩니다. 이 시기에 방황하는 아미시 청소년들에게 다가가 정죄하지 않고, 구원은 행위나 문명 거부가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얻는 고결한 '은혜'임을 인격적으로 전해야 합니다.

행위 구원관에서 확신으로의 인도:많은 아미시 교도들이 공동체의 규율을 어기면 지옥에 갈지 모른다는 구원의 불확실성과 영적 두려움 속에 살아갑니다. 그들과 성경을 함께 읽으며,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으로 완성된 영원하고 완전한 구원의 확신(assurance of salvation)을 성경 말씀 그대로 들려주어 행위의 멍에에서 해방되도록 도와야 합니다./ 발행인 윤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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