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무장단체 테러로 이집트 카이로 콥트교회 예배 중 폭탄 피격…25명 사망(2016-12-12)
1. 발생의 근원: 복음서 저자 마가의 발자취와 알렉산드리아의 영성
이집트 콥트교회의 역사는 신약성경의 시대로 곧장 거슬러 올라갑니다. 콥트(Copt)라는 말은 원래 ‘이집트인’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아이기프티오스(Aigyptios)’에서 유래한 단어로, 이집트 땅에 자생한 고대 기독교를 의미합니다. 교회 전통에 따르면, 서기 40년대경 복음서 저자인 마가 요한(Mark the Evangelist)이 이집트의 세계적인 학문 도시 알렉산드리아에 도착하여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운 것이 그 기원입니다.
알렉산드리아 교회는 초대교회 신학의 거대한 심장부였습니다. 아타나시우스 같은 위대한 교부가 삼위일체 교리를 수호하기 위해 싸웠고, 인류 최초의 기독교 학문 기관인 알렉산드리아 교리학교가 이곳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이들은 고대 이집트 파라오 시대의 언어에 그리스 문자를 더한 ‘콥트어’로 성경을 번역하고 예배를 드렸으며, 세상의 부와 명예를 버리고 나일강 인근 사막으로 들어가 오직 기도에 전념하는 ‘기독교 수도원 운동’을 인류 역사상 최초로 탄생시킨 고결한 영성의 고향이었습니다.
2. 역사적 발자취: 칼케돈의 고립에서 ISIS의 칼날까지
서기 451년, 칼케돈 공의회는 콥트교회의 역사에 깊은 분열의 상처를 남겼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어떻게 결합했는지를 두고 벌어진 신학적 논쟁에서, 알렉산드리아의 학풍을 따르던 이집트 교회는 로마와 비잔틴 중심의 서구 교회로부터 그리스도의 인성을 약화시켰다는 ‘단성론(Monophysitism)’ 이단으로 오인 받아 정죄당하고 정통 체계에서 분리되었습니다. 진정한 비극은 7세기 아랍 무슬림 군대가 이집트를 정복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무슬림 지배자들은 기독교를 버리지 않는 콥트교도들에게 가혹한 인두세(지즈야)를 물렸고, 성당을 파괴하며 언어마저 아랍어를 쓰도록 강제했습니다. 이 숨 막히는 지배 속에서도 콥트인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대신 전 재산을 세금으로 바치며 신앙을 지켰습니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이들의 잔혹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2015년 리비아 해변에서 ISIS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콥트교도 노동자 21명이 주황색 죄수복을 입은 채 "오, 주 예수 그리스도여!"를 외치며 집단 참수당하는 비극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습니다.

그러나 콥트교회는 보복 대신 그들을 순교자로 선포하고 눈물로 예배를 드렸습니다. 박해의 칼날이 거세질수록 이들의 뿌리는 나일강 깊숙이 더 견고하게 내려앉았습니다.
3. 교리적 특징: 손목 위의 십자가 문신과 타협 없는 고난의 영성
콥트교회는 오랜 세월 이슬람 종교 사회 속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해 독특한 가풍과 전례를 발전시켰습니다.
오리엔트 정교회의 신학:이들은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분리되거나 혼합되지 않고 하나의 신인성(Divine-human Nature)으로 연합했다는 ‘합성론(Miaphysitism)’ 신학을 고수합니다.
손목의 푸른 십자가 문신: 콥트교도들은 태어나면 오른쪽 손목 안쪽에 작은 푸른색 십자가 문신을 새깁니다. 이는 이슬람 사회에서 내가 기독교인임을 숨기지 않겠다는 신앙의 당당한 고백이자, 죽음 앞에서도 그리스도를 부인하지 않겠다는 순교의 도장입니다.
사막 교부들의 전통과 금식:일 년 중 200일 이상을 엄격한 채식 중심의 금식을 행하며, 고대 사막 수도자들의 철저한 영성 훈련 방식을 오늘날 평신도들의 삶 속에서도 그대로 실천합니다.
4. 개신교의 신학적 평가: 이단 오해의 완전한 해소와 순교적 영성에 대한 경의
현대 개신교 신학계는 과거 서구 교회사관에 의해 콥트교회에 씌워졌던 ‘단성론 이단’이라는 멍에를 완전히 벗겨내었습니다. 현대 신학적 대화를 통해 이들이 결코 예수의 인성을 부인한 이단이 아니며, 단지 5세기 당시의 철학적 용어 사용의 차이와 로마-비잔틴 제국 간의 정치적 패권 다툼 속에서 희생된 형제 사도교회임이 명백히 증명되었습니다.
나아가 말로만 신앙을 고백하고 작은 고난에도 쉽게 흔들리는 현대 서구 및 아시아의 세속화된 개신교회에, 1400년이 넘는 이슬람의 거센 압박과 테러 속에서도 오직 예수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손목에 십자가를 새기고 목숨을 바쳐온 콥트교회의 순교적 영성은 교회의 참된 생명력이 어디서 오는지를 보여주는 거룩한 교과서로 평가받습니다.
5. 복음적인 접근 전략: 고난의 역사를 위로하고 선교적 활력을 깨우기
현재 콥트교회는 이집트 인구의 약 10%에 달하는 약 1,000만 명의 성도를 보유한 중동 최대의 자생적 기독교 공동체입니다.
영적 동역자로서의 깊은 포용과 예우:이들을 개종이나 선교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서구 중심적 시각을 전면 수정해야 합니다. 2,000년 동안 박해의 현장을 온몸으로 지켜내 준 그들의 역사에 무릎을 꿇고 경의를 표하며, 상처 입은 그들의 영혼을 형제의 사랑으로 위로할 때 참된 복음적 소통이 가능해집니다.
율법주의적 예식주의의 복음적 갱신 지원: 오랜 고립으로 인해 콥트교회 내부에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만남이나 구원의 확신보다, 전통적인 의식과 금식을 지키는 것 자체가 신앙의 전부인 것처럼 굳어진 형식주의가 존재합니다. 그들과 함께 평등한 관계에서 성경 방독을 진행하며, 십자가의 은혜가 주는 참된 자유와 기쁨을 복음 그대로 회복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랍권 선교를 위한 공동 파트너십 구축:콥트교도들은 아랍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면서 중동의 문화와 이슬람의 생리를 누구보다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 준비된 선교 자원입니다. 이들이 폐쇄적인 방어적 신앙에서 벗어나, 주류 개신교가 가진 역동적인 세계 선교(World Mission) 비전과 결합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이집트와 중동 땅의 이슬람 영혼들을 변화시킬 ‘아랍권 복음화의 핵심 주역’으로 이들을 세워나가는 동역자적 선교 전략이 시급합니다./ 발행인 윤광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