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션 유라시아’ 발간 성경 소지한 목사 벌금부과

‘미션 유라시아’와 ‘어린이전도협회Child Evangelism Fellowship’를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

2026-08-18 11:57:23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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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유라시아에서 발행한 러시아어 성경

모스크바 법원이 지난 6, 한 목회자의 교회에서 성경출판업체 미션 유라시아에서 발간한 성경과 쪽성경 다수가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이는 러시아 당국이 미션 유라시아바람직하지 않은 단체undesirable organization’로 규정하고 열흘이 지난 뒤에 일어난 사건이다. 러시아 법원은 신약성경 178권과 요한복음 74권을 폐기하라고 그 목회자에게 명령했다.

선교단체 옥죄는 바람직 하지 않은 조직 법

러시아의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 법(Undesirable Organizations Law)'은 러시아 정부가 국가 안보나 헌정 질서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는 외국 및 국제 조직의 활동을 전면 금지하고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법률이다. 2015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서명으로 처음 발효되었으며, 러시아 내 비판적인 목소리와 시민 사회를 통제하는 대표적인 법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된 조직은 러시아 영토 내에서 사무소를 개설하거나 어떠한 프로젝트도 진행할 수 없다. 해당 단체의 인쇄물이나 온라인 콘텐츠를 유포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소셜 미디어(SNS)에 해당 단체의 글을 공유하거나 링크를 올리는 것도 처벌 대상이다. 러시아 은행을 통한 자금 송금, 자산 동결 등 모든 금융 거래가 불가능해지며 후원금 기부도 금지된다. 위반 시 단체 자체뿐만 아니라, 그 단체와 협력하거나 연계된 개인(러시아 시민 포함)까지 엄격하게 처벌한다.

주요 지정 대상초기에는 주로 해외 인권 단체나 정치적 비정부기구(NGO)를 겨냥했으나, 현재는 선교단체로 범위가 대폭 확대되었다.

순교자의 소리, 러시아 당국의 의도적 조치

한국 순교자의 소리 현숙 폴리Hyun Sook Foley 대표는 말한다. "이 성경책들은 러시아 전역의 교회가 사용하는 표준 개신교 번역본 내용이 담긴 저가의 성경 사본일 뿐입니다. 이 성경책들에는 미션 유라시아를 홍보하는 내용이 전혀 없습니다. 심지어 해당 목사님과 교회(이름은 보안상 공개하지 않음)미션 유라시아와 특별히 적극적으로 동역하는 관계도 아닙니다. 다만 미션 유라시아가 러시아 개신교 신자들을 위해 저가의 성경 사본을 많이 제작해 왔고, 그 결과 많은 교회가 미션 유라시아에서 출간한 성경과 쪽성경을 갖고 있었을 뿐입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러시아 당국이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의도로 그 목회자를 기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메시지는 바로, 어떤 교회가 규모도 작고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와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아도, 바로 기소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 당국은 지난 5, ‘미션 유라시아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하고 열흘이 지난 뒤, 어떤 목회자가 그 바람직하지 않은단체에서 펴낸 평범한 성경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대략 9만 원에서 20만 원가량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라고 현숙 폴리 대표는 말한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해당 목회자의 변호인은 그 목회자가 지니고 있던 성경과 쪽성경이 러시아 거의 모든 개신교회에서 사용하는 표준 시노달 번역본Synodal Translation’이며, ‘미션 유라시아를 홍보하는 데 사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사는 이 주장을 무시했고, 그 목사님은 벌금을 내야 했습니다라고 현숙 폴리 대표는 덧붙인다.

이번에 목회자가 기소된 사건은 지난 5월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 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뒤, 연이어 일어난 것이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기독교 대학과 슬로보Slovo’(러시아어로 말씀이라는 의미임, 한국어 편집자) 기독교 서점 및 시내의 복음주의 교육 기관 세 곳에서 미션 유라시아가 출판한 서적들을 압수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기본적으로, 러시아에서 어떤 단체가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된다는 말은, 그 단체가 출판한 자료를 보관하거나 배포하는 경우, 심지어 도서관 같은 곳에 단 한 권이라도 소장하는 경우라도 형사 고소를 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라고 말한다. 현숙 폴리 대표는 최근 러시아가 미션 유라시아어린이전도협회Child Evangelism Fellowship’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하면서 러시아 연방 내 많은 교회가 법률적으로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고 덧붙인다.

위에 언급된 서점의 경우, 당국에서 미션 유라시아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한 바로 다음 날, 그 단체에서 출판한 성경 약 100권을 압수당했습니다라고 현숙 폴리 대표는 밝힌다. 현숙 폴리 대표에 따르면, 서점 측은 자신들이 미션 유라시아에서 펴낸 성경을 취급했다는 이유로 누군가가 당국에 자신들을 고발했다는 뒷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한다. “미션 유라시아와 어린이전도협회는 대중적인 기독교 자료들을 출판하여 러시아 연방 전역의 교회에 수년간 배포해 왔습니다. ‘미션 유라시아에서 인쇄한 성경을 교회에 갖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번에 기소된 목회자와 같은 일을 겪은 목회자들이 문자 그대로 수백 명에 달합니다. ‘미션 유라시아가 바람직하지 않은 단체로 지정된 지 며칠 만에 러시아 당국이 이 목회자 및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다른 목회자들을 상대로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은 러시아 연방의 평범한 개신교 목회자와 교회들이 현재 얼마나 적대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윤광식 기자(kidokilbo@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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