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로다”(눅 2:14)
성탄절은 온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참 소망의 길을 열어 주신 은혜와 축복이 넘치는 기쁨의 날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탄생하신 이 기쁜 성탄절에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강이 한국교회와 전 세계 한민족 위에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성탄은 하나님께서 어두운 세상에 빛을 보내신 사건이며, 절망 가운데 있던 인류에게 구원의 소망이 주어진 날입니다. 이 거룩한 의미가 세계 각처에 흩어진 디아스포라 700만 한국인들과 북한 동포와 모든 이웃에게 살아 있는 현실로 경험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둠의 시대에 빛으로 오신 성탄의 의미를 새롭게 새겨야합니다. 오늘날 세계는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지만, 동시에 불안과 분열, 증오와 폭력으로 상처받고 있습니다. 예수께서는 어두운 시대 속으로 오셨습니다. 그분은 높은 자로 오신 것이 아니라, 낮은 자, 버림받은 자를 품으신 구주로 오셨습니다. 성탄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자신을 비우신 사건이며, 우리도 그 사랑을 본받아 화해와 섬김으로 나아가라는 부르심을 듣는 날입니다.
세계 곳곳의 한국 디아스포라는 빛과 평화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 디아스포라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고, 평화를 위해 헌신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고 믿습니다. 한국인은 고난을 통해 선교와 섬김의 길로 나아가는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다시 그 사명을 확인하면서 분열 대신 화해를, 혐오 대신 용납을, 무관심 대신 연대를, 절망 대신 소망을 선포하는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분열과 갈등이 극심한 시대에 교회가 먼저 화해와 연대의 길을 열어야 합니다. 오늘의 사회는 이념과 이해관계로 찢어져 있습니다. 교회는 진영의 논리에 갇히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와 평화, 사랑과 공의를 실천하는 하나님의 양심이 되어야 합니다. 성탄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 앞에 세우며, 화해의 사명을 회복하라고 촉구하고 계십니다.
한국의 자유평화통일을 위한 기도는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한반도는 여전히 갈등과 분단의 현실 속에 놓여 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정치적 이해를 넘어 하나님의 사랑을 실현하는 영적 과제임을 우리는 믿습니다. 전 세계 한국교회가 연합하여 한반도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고통당하는 이웃을 위한 나눔과 연대의 실천이 있어야 합니다. 성탄의 기쁨은 가장 약한 자들에게 향해야 합니다. 가난한 자와 약한 자, 소외된 이웃과 난민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성탄의 기쁨을 현실로 만드는 길입니다.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신앙 전달에 힘써야 합니다. 다음 세대는 교회의 미래이자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교회는 젊은 세대를 향한 정죄가 아니라 이해와 동행을 제공해야 합니다. 교육, 문화, 선교의 영역에서 다음 세대가 신앙의 기쁨을 발견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성탄의 소망을 붙들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성탄의 소식은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 내는 능력입니다. 우리의 사명은 이 소망을 삶으로 드러내는 것입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이웃과 선교지에서, 갈등과 분열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를 증언해야 합니다.
성탄의 기쁨과 은총이 한국교회와 디아스포라 700만 한인과 모든 나라와 민족 가운데 충만하기를 기도하며 성탄 빛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고 고통 속에 있는 이웃에게 위로와 치유를 주며 분열된 인류 가운데 새로운 평화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2025년 12월 성탄절에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기현 장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