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여인 제18화] 욥바의 여제자, 다비다

성경이 공인한 유일한 ‘여제자’,,죽음의 권세를 깨뜨린 부활의 증인

2026-07-22 11:17:39  인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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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푸른 파도가 몰아치는 고대 항구 도시 욥바. AD 30년대 후반의 어느 날, 이 도시는 깊은 슬픔과 울음소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동네의 가난한 과부들과 소외된 이웃들이 한 집의 다락방으로 모여들어 목놓아 울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중심에는 한 여인의 차디찬 시신이 누워 있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아람어로 다비다(Tabitha), 그리스어로는 도르가(Dorcas), ‘아름다운 눈을 가진 사슴이라는 뜻을 가진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화려한 권력을 가진 지도자도, 신학적 지식이 뛰어난 학자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 앞에 온 도시가 멈춰 선 것처럼 슬퍼했던 이유는, 그녀가 남긴 사랑의 흔적이 너무나도 깊고 넓었기 때문입니다.

바늘과 실로 꿰맨 천국, 소외된 자들의 어머니

성경은 사도행전 전체를 통틀어 오직 이 여인에게만 여제자(Disciple)’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을 부여했습니다. 그녀가 제자의 삶을 증명한 방식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위대했습니다. 바로 가난한 이들을 위한 바늘과 실이었습니다. 당대 로마와 유대 사회에서 남편을 잃은 과부들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이었습니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그들을 향해 다비다는 자신의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녀는 밤낮으로 거친 천을 마름질하고 바늘귀를 꿰매며 과부들을 위한 속옷과 겉옷을 지었습니다.

"욥바에 다비다라 하는 여제자가 있으니 그 이름을 번역하면 도르가라 선행과 구제하는 일이 심히 많더니 그때에 병들어 죽으매 시체를 씻어 다락방에 누이니라" (사도행전 9:36~37)

그녀가 지은 옷은 단순한 직물이 아니었습니다. 거친 세상에서 상처받고 헐벗은 이들의 영혼을 따뜻하게 덮어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자 환대였습니다. 그러나 욥바 교회의 거대한 사랑의 울타리였던 그녀가 갑작스러운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교회는 절체절명의 슬픔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초기 교회의 구제 사역체계를 세운 주춧돌

교회사학자들과 성서학자들은 다비다를 초대 교회의 사회 봉사와 구제사역의 선구자로 평가합니다. 사도행전 936절에 사용된 여제자라는 헬라어 단어 마테트리아는 신약성경 전체에서 오직 다비다에게만 단 한 번 사용된 독보적인 직함입니다. 이는 초대 교회가 그녀의 구제 사역을 사도들의 설교 사역만큼이나 중요한 제자의 도로 공인했음을 뜻합니다.

훗날 초대 교회와 중세 교회사 속에서 가난한 이들을 돕고 옷을 지어 나누는 여성들의 자선 단체를 도르가 회(Dorcas Society)’라고 불렀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2천 년 기독교 역사에서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과 사랑을 상징하는 고유명사가 되었습니다.

죽음의 권세를 깨뜨린 눈물의 외침

때마침 이웃 도시 루다에 머물고 있던 사도 베드로가 급히 욥바의 다락방으로 찾아왔습니다. 베드로가 다락방에 들어섰을 때, 수많은 과부가 울며 다비다가 살아생전 자신들에게 지어주었던 속옷과 겉옷을 내보였습니다. "사도여, 이 옷을 보십시오. 이 여인이 우리에게 베푼 사랑이 이토록 눈부십니다." 과부들의 눈물은 하늘 보좌를 움직이는 강력한 탄원이었습니다. 베드로가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고 무릎을 꿇어 간절히 기도한 뒤, 시신을 향해 외쳤습니다.

"다비다야, 일어나라!"

베드로가 사람을 다 내보내고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돌이켜 시체를 향하여 이르되 다비다야 일어나라 하니 그가 눈을 떠 베드로를 보고 일어나 앉는지라" (사도행전 9:40)

죽음의 사슬이 끊어지고 다비다가 다시 눈을 떴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승천 이후, 사도들을 통해 일어난 최초의 부활 기적이었습니다. 이 기적은 다비다가 행한 숨은 선행과 구제를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온 천하에 증명한 사건이었습니다.

바늘귀로 열어젖힌 부활의 복음

다비다의 부활 소식은 온 욥바 시내에 번져나갔고, 수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게 되는 위대한 전도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9:42). 그녀는 화려한 언변으로 복음을 외치지 않았습니다. 손가락이 짓무르도록 바늘을 쥐었던 그녀의 헌신, 소외된 이들의 시린 가슴을 덮어주었던 따뜻한 옷 한 벌이 곧 살아있는 복음이었습니다. 죽음조차 삼키지 못했던 다비다의 거룩한 제자의 삶은, 오늘날 말과 혀로만 사랑하기 쉬운 우리에게 행함과 진실함의 진짜 가치가 무엇인지 묵직한 감동으로 웅변하고 있습니다.

/ 발행인 윤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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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연재 예고]

빌립보 교회의 중추, 순두게와 유오디아, 초대 교회를 빛낸 위대한 여인들의 숨 가쁜 여정이 이제 마지막 종착지를 향합니다. 대단원의 막을 장식할 주인공은 빌립보 교회의 핵심 리더였던 순두게와 유오디아입니다.그들은 복음을 위해 바울과 함께 목숨 걸고 싸웠던 위대한 동역자들이었지만, 사역의 현장에서 깊은 갈등의 골을 겪기도 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감옥 안에서 편지를 쓰며 "주 안에서 같은 마음을 품으라"고 눈물로 호소했던 이 두 여인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지상 교회가 회복해야 할 참된 '연합과 화해의 복음'이 무엇인지 그 마지막 메시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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